옹고집전 레폿 ZD
- eedyi81
- 2020년 12월 11일
- 2분 분량
옹고집전 레폿
옹고집전
옹고집전에 대한 자료입니다. 옹고집전
옹달 우물과 옹연못이 있는 옹진골 옹당촌에 한 사람이 살았으니, 성은 옹가요, 이름은 고집이었다.
성미가 매우 괴퍅하여 풍년이 드는 것을 싫어하고, 심술 또한 맹랑하여 매사를 고집으로 버티었다.
살림 형편을 살펴보건대, 석숭의 재물이나 도주공의 드날린 이름이나 위세를 부러워하지 않을 만하였다.
앞뜰에는 노적이 쌓여 있고 뒤뜰에는 담장이 높직한데, 울 밑으로는 석가산이 우뚝하다. 석가산 위에 아담한 초당을 지었는데, 네 귀에 풍경이 달렸으매 바람 따라 쟁그렁 맑은 소리 들려오며, 연못 속의 금붕어는 물결 따라 뛰놀았다. 동편 뜨락 모란꽃은 봉오리가 반만 벌어지고, 왜철쭉과 진달래는 활짝 피었더니 춘삼월 모진 바람에 모두 떨어졌으되, 서편 뜨락 앵두꽃은 담장 안에 곱게 피고, 영산홍 자산홍은 바야흐로 한창이요, 매화꽃도 복사꽃도 철을 따라 만발하니 사랑치레가 찬란하였다.
팔작집 기와 지붕에 마루는 어간대청 삼층 난간이 둘려 있고, 세살창의 들장지와 영차에는 안팎걸쇠, 구리사복이 달려 있고, 쌍룡을 새긴 손잡이는 채색도 곱게 반공중에 들떠 있다. 방 안을 들여다보니 별앞닫이에 팔첩 병풍이요, 한녘으로 놋요강, 놋대야를 밀쳐놓았다.
며늘아기는 명주 짜고 딸아기는 수놓으며, 곰배팔이 머슴놈은 삿자리 엮고 앉은뱅이 머슴놈은 방아찧기 바쁘거니와, 팔심당년 늙은 모친은 병들어 누워 있거늘 불효막심 옹고집은 닭 한 마리, 약 한 첩도 봉양을 아니 하고, 조반석죽 겨우 바쳐 남의 구설만 틀어막고 있었다.
불기 없는 냉돌방에 홀로 누운 늙은 어미 섧게 울며 탄식하기를,
`너를 낳아 길러 낼 제 애지중지 보살피며, 보옥같이 귀히 여겨 어르면서 하는 말이 `은자동아, 금자동아, 고이 자란 백옥동아, 천지 만물 일월동아, 아국사랑 간간동아, 하늘같이 어질거라, 땅같이 너릅거라! 금을 준들 너를 사며 은을 준들 너를 사랴? 천생 인간 무가보는 너 하나뿐이로다.` 이같이 사랑하며 너 하나를 키웠거늘, 천지간에 이러한 어미 공을 네 어찌 모르느냐? 옛날에 효자 왕상이는 얼음 속의 잉어를 낚아다가 병든 모친 봉양하였거늘, 그렇지는 못할망정 불효는 면하렷다.!`
불측한 고집이놈, 어미 말에 대꾸하되,
`진시황 같은 이도 만리장성 쌓아놓고, 아방궁을 이룩하여 삼천 궁녀 두루 돌아 찾아들며 천년만년 살고지고 하였으되, 그도 또한 이산에 한분총 무덤 소게 죽어 있고, 백전백승 초패왕도 오강에서 자결하였고, 안연 같은 현학사도 불과 삼십 세에 요절하였거늘 오래 살아 무엇하리? 옛글에 이렀으되 `인간 칠십 고래희라` 하였으니, 팔십이 된 우리 모친 오래 산들 쓸데없데, `오래 살면 욕심이 많아진다.` 하니, 우리 모친 그 뉘라서 단명하랴? 도척같이 몹쓸 놈도 천추에 유명하거늘, 어찌 나를 시비하리요?`
[문서정보]
문서분량 : 11 Page
파일종류 : HWP 파일
자료제목 : 옹고집전
파일이름 : 옹고집전.hwp
키워드 : 옹고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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